우스갯소리지만, 크리스마스도 지금 만큼 힘들진 않았다. 그때는 솔로의 오기로 모든 우울증을 뿌리치고, 행복하다 믿으면 그만이었으니까. 이 말을 하고나니 더 슬퍼진다.
어릴 적 내 꿈은 '달리기 선수' 였다. 지금도 집안 구석구석을 찾아보면, 그때 학교에서 만든 내 앳된 사진이 붙어있는 튤립모양의 공작물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난 특이하게 금색 색종이를 받았는데, 난 그저 내가 반에서 가장 잘 생겨서 그랬다고 생각했다. 난 금색이 어울렸으니까. 난 특별하니까.
그리고 어느 정도 머리에 한국인의 피가 통해, '달리기 선수' 가 전혀 멋있는 직업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때, 난 이 나라를 떠났다. 운동회 때마다 반대표를 도맡았던 미래의 '달리기 선수' 는, 결국 비행기를 타고 가장 먼 거리를 나섰다.
그리고 한 동안, 자존심과 피해의식이라는 칼과 창을 들고, 오로지 정점에 서길 원했다. 무엇을 밟고 서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그런 처절한 내면의 투쟁에서, 내가 딛고 일어선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내 창칼은 무사했는가?
그런 상태에서 꿈이 생길리 만무했다.
친구들과 농구를 하면서도, 농구선수가 된다는 생각은 안 했고, 테니스를 쳐도 테니스 선수는 생각도 안 했다. 노래방 죽돌이가 되어 신나게 노래를 불러도, 가수가 되고 싶지 않았고, 학교에서 도자기를 빚어도, 장인이 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꿈의 뿌리는 그렇게 죽어가는 듯 했다. 아무것도 피어나지 않는 황무지 같은 마음. 페허가 되어버린 사상.
수 백권의 책이 내게 남겨준 건 쓸데없는 감수성 뿐이었고, 그 감수성은 보잘것 없는 초라한 사랑만 만들었다. 꿈의 가장 강대한 추진력인 사랑은 내겐 없으니만 못한 그런 구멍이었다. 차라리 빠져 죽었으면 좋겠지만, 너무 작아 구멍이라 보기도 힘든, 그런 보기 흉한, 그러나 나에게만 보이는, 내용물 마저 작고 초라한 그런 구멍말이다.
난 기쁠때 말이 없어진다. 내가 말이 많아지면 힘들다는 것이고, 말을 멈출수 없으면, 슬프단 뜻이다. 그리고 난 언제나 말을 한다. 듣는 이에게 조금이라도 날 들려주고 싶다. 짐을 덜고 싶은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항상 말의 끝에는 지쳐 잠을 청하는 나와, 날 '시끄러운 애' 로 치부하는 상대 밖에 남지 않는다.
아무리 설명하려 해도, 과정은 결과를 부정한다. 그리고 결과는 과정을 묵살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난, 오늘도 턱 빠진 병신처럼 내 얘길 지껄인다. 듣는 이가 없어도, 내가 지쳐 잠에 빠질 수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턱은 다시 붙는다. 그리고 지금도 조금 후면 사라진다.
저는 이런 글이 참 부럽네요, 내려놓는 글..
답글삭제어쩔땐 목표가 없어서 한계란 의미가 없어지는 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본의 시집 잘보고 있어요 긴글도 짧은 글도 호흡이 좋으신것 같습니다
쓰시는동안 집중이 좋으셔서인지 어제인가는 화면으로 빨려들어갈뻔했네용ㅋ
눈이 와서 감상적이 되셨나보네요.ㅋㅋ
답글삭제눈보고 싶어라.....ㅋㅋ
편안히 주무세요..ㅋ
오오호홋
답글삭제역시 이번에도 내가 좋아하는 류의 글
너 일본소설 읽는거 같은데 아니야?? ㅎ
근데 너도 말 많은 애인거 알고 있구나? ㅋㅋㅋㅋ
화애줌마 홧팅! 빠숑~
@善水 - 2009/12/28 15:27
답글삭제앜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칭찬하지말아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0-;;;;;;
누추한 블로그에 댓글 까지 달아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
@야야 - 2009/12/28 17:06
답글삭제감상적... 보다는 그냥 히스테리 ㅎㅎ
호주는 쨍쨍한 여름이죠?
전 여름에는 겨울이 좋고, 겨울에는 여름이 좋더군요 ^^
야야님도 편안한 하루 되시길
@퐈비오 - 2009/12/29 10:39
답글삭제오오호홋은 얼어죽을 -0-;;;
넌 무슨 '연말결산' 을 일주일 내내 하냐?
허전하다. 빨랑 포스팅 올려줘. 나 수다 금단현상 오기전에 -0-;;;;;;;;;